"젠장, 나 너무 갱스터라 TV에서 퇴출됐어!" Noreaga의 첫 등장은 분명 꽤나 임팩트가 있었다. 1997년 깜빵동기 Capone와 함께 만든 데뷔작 The War Report는 준수한 붐뱁앨범으로 평단과 매니아들 사이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빌보드 200 앨범차트 21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업적인 성과 역시 거둘 수 있었다. 음반이 발매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Capone가 다시 빵에 들어가며 휘청하나 싶었지만 Noreaga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발 빠르게 솔로앨범 작업에 착수한다. 그렇게 1년만에 발매된 1998년작 Niggaz on (the) Run Eatin 이하 N.O.R.E.는 플래티넘 인증을 받으며 Noreaga는 단숨에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다.
거리와 스튜디오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과 재치 있는 가사, 유연한 플로우는 리스너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특히 넵튠즈가 프로듀싱한 Superthug은 랩 싱글 차트 1위를 먹으며 그에게 막대한 부와 명예를 안겨주었다. 차기작인 Melvin Flynt – Da Hustler 역시 별다른 소포모어 징크스 없이 무난하게 괜찮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골드 인증을 받으며 90년대 후반 그 누구도 얼큰하게 취한 노리노리 삼촌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증명해냈다. (비록 출소한 Capone와 다시 뭉쳐 발매한 The Reunion은 여러가지로 망했지만 그건 2000년에 발매된 음반이니 대충 넘어가자)
성공적인 홀로서기의 결과로 Noreaga는 Def Jam과 계약하는데 성공했고 랩네임을 N.O.R.E.로 변경, 2002년 세 번째 정규앨범인 God's Favorite을 발매하는데 여기서 그의 가장 잘 알려진 히트곡인 Nothin'이 알앤비/힙합 차트 10위, 빌보드 핫 100에서도 37위를 찍으며 그야말로 대박을 치게 된다. Def Jam에서 발매한 (지금 보면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Def Jam Vendetta, Def Jam Fight for New York 등 비디오 게임에도 출연하는 등 그는 승승장구, 연전연승의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제목 그대로 그는 한때 정말 전국구 래퍼가 될 수도 있었다. 적어도 멍청한 레게톤 앨범을 내기 전까진 그랬다.
물론 레게톤은 멍청한 장르가 아니다. 하지만 장르적 특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 굉장히 멍청해보이는 음악인 것도 사실이다. 다소 부적절한 비유일 수 있으나 커리어 초기 자메이카 고구려 힙합을 부르짖던 MC 스나이퍼의 모습처럼. 아무튼 N.O.R.E.는 아버지의 뿌리인 푸에르토리코에서 무언가 영감을 얻은 것인지 대뜸 영어와 스페인어과 뒤섞인 레게톤 앨범 N.O.R.E. y la Familia...Ya Tú Sabe 제작에 들어간다. Oye Mi Canto 같은 싱글은 차트에서 핫백 12위까지 가며 크게 히트했지만, 문제는 다소 급격한 장르적 변화에 기존 리스너들이 물음표를 연타하며 혼란스러워 했다는 것과 God's Favorite 이후 4년 가까이 되는 공백기에 앨범차트가 2002년 전작 3위, 2006년 신작 82위로 떡락해버렸다는 점에 있다.
뒤늦게 원래 하던 힙합으로 돌아와 2007년 호화로운 피처링진을 동반한 Noreality를 발매하지만 이 역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다. 그가 4년간 푸에르토리코 레게톤을 연마하는 사이 씬은 급격한 변화를 맞았고 설상가상으로 몸 담았던 레이블인 라커펠라마저 공중분해 되면서 졸지에 낙동간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만다. 너무 개쩌는 갱스터라 TV에서 퇴출되었다던 노리노리 삼촌은 어느새 자기 말대로 Banned From TV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뒤는 뭐 뻔한 이야기다. 그는 망한 래퍼가 되었다. 비록 파산을 하거나 집세를 못 내서 쫓겨나거나 하진 않았지만, 레이블과의 불화로 인해 자신의 명의로 발매되는 앨범을 N.O.R.E. 스스로가 보이콧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거나 2009년 플로리라 마이애미 인근 햄버거 레스토랑에서 동네 사람과 뜬금없이 맞짱을 까는 등 OG의 품격에 걸맞지 않는 추태를 보여주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다가 그대로 푸에르토리코까지 가버린 이 남자. 어쩌면 전국구가 될 수도 있었던 비운의 래퍼. 나 따위가 뭐라고 싶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에게 조언해주고 싶다. 아저씨. 그냥 하던 거 하세요.. 그리고 햄버거집에서 싸우지 말고.
https://www.youtube.com/watch?v=ieGkfZo1pkw
https://www.youtube.com/watch?v=gs9ngd-uq6I
https://www.youtube.com/watch?v=sul16s0VSzs
https://www.youtube.com/watch?v=TiUAYN3U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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