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거짓으로 점철된 오뎅국물 같은 삶

두윤팔 2022. 3. 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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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제사에 갔다가 나 빼고 다 성공한 친척들을 만나고 멀뚱멀뚱 서있다가 대충 절하고 숨이 안 쉬어진다, 환청이 들린다 개소리를 지껄이며 도망치듯이 자릴 빠져나와 담배를 피우고 지하철을 탔다. 이어폰에서 들리는 제이지의 음악은 부와 명예,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전철에 몸을 맡긴 나는 다시금 반지하방 지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나는 뭘까. 누구일까 나란 새끼는 대체. 드라마 지옥을 보고 진정한 구원이 무엇인가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작년 11월 10일인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다짐하고 산에 올랐지만 끝내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목 메달아 죽는 걸 포기하고 내려온 기억이 있다. 종교는 믿지 않지만 신의 존재에 관해서는 조금 흥미가 있다. 신이 있다면 그가 나를 살린 건 구원일까 아니면 더 고통받으라는 뜻일까. 거짓으로 점철된, 그리고 공짜로 이리 팔리고 저리 팔리는, 오뎅국물 같은 인생. 내 원산지가 한국은 맞긴 해? 아니, 애초에 지금 내가 사람새끼긴 한가? 이젠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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