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JJFish, 이하 피쉬로 알려진 래퍼 다니엘 제임스 맥로이드는 2011년 12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Back That Ass Up을 업로드하며 인상적인 데뷔를 해냈다. 시대를 앞서가도 너무 앞서간 이 환상적인 플로우와 기괴한 톤, 일종의 페이소스마저 느껴지는 범상치 않은 퍼포먼스는 당시의 리스너들에겐 그저 행동력 넘치는 잉여의 치기 어린 장난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3년 뒤 엔터테인먼트 기업 ThatRaw.com의 지원을 받아 발표한 On the Floor는 단숨에 천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피쉬를 단숨에 소셜 미디어 랩스타로 만들었다.
늘어지는 사운드와 조잡한 싱잉랩. 무엇보다 어떤 직관적인 메세지조차 발견하기 어려운 가히 아방가르드 행위예술이라 불러도 좋을 법한 피쉬의 무대장악력은 그에게 '인터넷 아이돌', 또는 '킹 오브 알앤비' 같은 수식어가 달리게 만들었다. 훗날 그릿 데일리 뉴스 같은 매체에선 2010년대를 마무리하며 2010s worst song 목록에 올리기도 하였는데 그만큼 피쉬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이게 힙합이다 아니다, 알앤비의 영역이다 아니면 그것조차 아니다. 엇갈리는 평단과 청중의 열띈 논쟁을 비웃기라도 하듯 피쉬는 Odd Future가 프로듀싱한 성인 코미디 프로그램 Loiter Squad에 출연해 Tyler, the Creator와 함께 콜라보 싱글 I Just Bought A Bugatti (I'm Happy)을 발표한다. 이러한 음악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피쉬는 대놓고 "나는 힙합을 트롤하기 위해 곡을 쓴다"며 빠꾸 없는 대답을 했는데, 이는 당시 메인스트림 힙합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던 타일러와 코드가 맞아 협업까지 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I created O.F. cause I feel we're more talented than 40 year old rappers talking about Gucci 난 구찌에 대해 말하는 늙은 40살 먹은 래퍼보다 우리가 더 재능 있다고 생각해서 O.F.(오드퓨처)를 만들었다. – “Bastard” 중)
물론 밈으로 먹고 사는 뮤지션의 특성상 아무래도 롱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70만 이상의 구독자를 데리고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있다. 현재는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R&B에서 가스펠 기반 사운드로 바꾼 모양인데 그의 음악과 환상적인 춤사위가 궁금하다면 유튜브에 IceJJFish를 한 번쯤 검색해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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